[긴급] 문체부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발표! 홍명보, 클린스만 선임하며 내부 절차 위반 - 대학 입시와 비교하면 어떨까?

[one-trend-a-day] 오백씨 칼럼 241002
 
며칠 전 대한민국 국회에서 대한체육회 및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대상으로 질의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전재수 위원장이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질타하는 모습은 3선을 하는 10년간 처음이다" 라고 했을 정도로 국민 대통합 사안이라 당시 국회의원들에게는 대국민 호감 2배 이벤트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 날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 대한축구협회를 대상으로 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내용은 배드민턴 때 중간감사 결과랑 비슷하게 익히 예측이 된 수준.
 

이분도 나이 많이 드셨다 (c)문체부

 
문체부는 발표 자리에서 결론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 대한축구협회 내부 규정상 감독 선정에 대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을 선임
• 각 후보 감독 3명을 면담하는 방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
• 이사회의 감독 선임권한을 형식화하고 훼손함

즉 대학 입시로 비교해볼 시 면접을 보려면 면접관이 입시 정책에 따라 똑같은 기준으로 학생들을 면접해야 하는데, 면접관이 아니라 행정직원이 들어와서 면접을 봤고, 면접 대상자에 대한 면접 방법도 오리무중이고, 입시 정책을 무시한 셈으로 절차상으로 매우 큰 문제인 것
 

거의 이 짤방 수준으로 진행된 홍명보 감독 면접

 
 
심지어 감독 3명 면담 방법에 대해 더 자세히 보면 더 가관이다. 3명 중 외국인 감독 2명과는 다르게 이임생 기술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면접할 때의 문제가 놀라운데

• 면접 대상에 대한 사전 인터뷰 질문지 준비 없음
• 제3자 참관인 없이 이임생 기술이사 단독 면접(면담?)
• 홍명보 감독을 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만남
•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직접 제안

또다시 대학 입시로 비교해 보면, 면접관들이 미리 학생들 학생부를 읽어보고 오는데 그런 것도 없이, 2:1 면접을 진행해야 하지만 1:1로 진행하였고, 면접 시간을 정해 공지한 것이 아니라 집까지 찾아가서 대문 앞에서 학생을 기다리고, 면접을 보는 도중 갑자기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해 버린 것. 이게 말이 되는가?
 

전설의 모 대학교 입시 전산오류 사과문 백지발송 사건. 담당자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심지어 이사회 선임 절차마자 누락되었고, 이후 논란이 되자 거짓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것이 지적되자 말을 바꾸고, 관계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는 '개인정보'라 거부했다. 대학 입시와 맞춰보면 합격생을 선발하는 대학교 입학전형관리위원회 의결도 넘어갔고, 홈페이지에 가짜 해명 공지를 올렸으며, 정보공개 청구는 거부한... 만약 대학교였으면 총장이 사퇴해야 할 수준의 입시비리이다.
 
하지만 선임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해서 선임 무효는 어렵다고 한다. 절차상의 문제를 확인했을 뿐이지 그 이후 계약 자체를 파기할 수는 없기 때문... 반례를 들자면 홍명보 감독이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벤투 감독이 저렇게 뽑혔다고 가정하자. 절차상의 문제는 분명 있지만 감독 본인이 이를 인지하거나 악의적으로 이용했다고는 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교 측에서 업무상 혹은 전산상으로 실수 내지는 오류가 발생하여 불합격자가 합격했다고 하자. 절차상으로 문제는 있지만 단지 선발 절체에 성실히 임하여 합격 통보를 받았을 뿐인 학생의 권리를 더욱 우선하여 선발은 인정하되 다음 해에 학교에 패널티를 주는 식의 방식을 이용한다.
 
즉 선임 과정과 선임 결과는 별개의 건이라 처분을 강제할 수가 없다. 공식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대한축구협회를 압박하여 축구협회 단위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거나, 홍명보 감독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A대표팀 감독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다. FIFA가 또 축구의 정치화 반대(퍽이나)를 외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축구협회를 부당하게 압박하면 월드컵 등에서 불이익을 주므로... 다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은 온전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문체부에서 막을 수 있다는 것이 한 가지 위안이라면 위안일 뿐.
 

이재용도 3수하는 수능

대학 입시와 비교해봐도 이번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은 정말 문제가 많고 심각한 사안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쪼록 선수들이 황금세대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사에 행정이 발목을 잡은 역대급 실패 시기로 기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옆나라 일본의 행정을 벤치마킹해보자. 지금까지 축구에서 일본은 꼭 압도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