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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문화, 세계

[우승추가] 광복절 기미가요 vs 고시엔 동해바다 교가의 반응차이 있다없다?

[one-trend-a-day] 500씨입니다.
240821 : 광복절 KBS 기미가요 방송 반응과 고시엔(일본고교야구) 준결승전 동해바다 교가 방송 반응 차이?


한국과 일본 (c)openstreetmap

아마 세계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두 이웃은 한국과 일본이 아닐까? 블루팀의 첨병으로 북태평양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위치면서도 수백년간 다져온 주먹다짐으로 껄끄러운 상대.. 서로서로 감정이 해소될 수가 없다. 완전 좋으면 호구지뭐 둘다

광복절이 시작되는 밤 0시. "KBS 중계석" 프로그램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이 녹화중계되고 있었다. 문제는 나비 부인의 배경이 1904년 미국의 일본 강제 개항 시기로 미군과 결혼한 여주인공이 기모노를 입고 연기를 한다는 것. 게다가 기미가요가 흘러나왔기 때문

기미가요가 왜?

기미가요는 일본의 국가로 예전부터 내려오던 노래인데, 일본이 제국주의 노선을 따르며 가사 중 해석이 모호한 부분을 일본 제국과 당시 덴노에 대한 찬가로 의미삼아 불렀고, 이를 피지배인들에게 강제했기 때문이다. 즉 노래를 선정하고 부르게 한 배경이 너무나 노골적이기 때문. 이는 욱일기와도 의미가 상통한다.

따라서 지금도 오키나와같이 일본의 역사와 동질성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은 제창을 거부하기도 했다. 하마사키 아유미, 쿠라키 마에, 아무로 나미에 등...

그런 노래를 다른 날도 아니고 하필 광복절 날에 그것도 공중파 채널에서 방송했으니 욕을 먹은 것. 1년이 365일이나 있는데 왜 굳이 그때여야만 했을까? 설령 일제 찬양 의미가 아니라 하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으면 예민한 날에라도 안 트는 센스만 보여줬어도 좋았을 일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中 (c)SBS

그런데 역으로 모 일간지 사설이 AI도 놀랄 어그로를 끈다. 일본은 공영방송에 "동해바다" 가사가 나와도 일본 사람들은 아무말도 없었다며 푸치니라는 거장의 대표작에 기미가요가 잠깐 나온다고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일본인의 민도를 높게 평가하며 사설을 마무리지었다.

사설의 어그로력과 별개로 일본인들이 관심없는 건 사실일까?🤔 정답은 아니올시다.

일본 공영방송에 동해바다(일본에서는 일본해라고 하는 그 바다)가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 열리는 최대의 고교 야구경기가 바로 고시엔(갑자원 甲子園)으로,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가 본선 중계를 한다. 여기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학원이 진출하여 교가가 재생됐는데 가사에 "동해바다 건너서" 와 "한국의 학원"이라는 가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일간지 사설의 내용은 일본도 공영방송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부분이 방송됐지만 다들 별다른 얘기 없이 넘어갔지 않냐는 건데 NHK는 교가 송출 시 한국어와 일어 자막을 다르게 썼다.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관심이 많아서 이미 다르게 조치한 것이다.

  • 동해 ➡️ 東の海 (동쪽의 바다)
  • 한국의 학원 ➡️ 韓日の学園 (한일의 학원)

(추가) 이 부분은 교토국제고에서 미리 요청했다고 한다. 예민한 부분이니까.. 사설처럼 일본인들에게도 민감한 부분이 아니라면 과연 요청했을까?

야후 재팬 리얼타임 검색 (c)Yahoo.co.jp

게다가 트위터(현 X) 등에서는 실시간 검색어에 이미 교토국제고, 한국학원, 한국어의 교가 등이 떠다니며 눌러보면 우리나라랑 별반 다르지 않은 뜨거운 반응들이 보인다.

(근데 재미있는 점은 교토국제학원은 고교야구의 신흥 강자로, 고교생의 70%가, 야구부의 100%가 일본인이다 ㅎ)

결국 사설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이미 해당 건은 양국 사람들에게 미묘하고도 신경쓰이는 문제인 것. 아니 상식적으로 이거 서로 신경 안 쓰이면 상대방 나라 가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추가] 교토국제고가 연장 끝에 2대 1로 승리하여 창단 26년만에 최초로 고시엔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신 고시엔 구장 개장 100주년 기념해에, 고시엔 결승 역사상 최초의 일본 신구 수도 더비(교토, 도쿄)라 지역대표성이 엄청났다고 한다.

교토국제고 교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몇년 전까지만 해도 혐한 정서가 많았으나 올해는 그닥 없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하긴 크보팬 입장으로 가정해봐도 영남국제고(가상) 친구들이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호남고(가상)를 만나 우승했다면 이쁘기만 하겠지. 교토국제고 - 대학교 - KBO 진출해서 활약했던 황목치승 선수 같은 케이스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뉴스 캡처 (c)jtbc
뉴스 캡처 (c)SBS

메신저 밸런스가 너무 무너졌긴한데😅 메신저를 보지 않고 메시지만 보면 일본이든 중국이든 우리나라의 역사와 민족적, 문화적, 정치적 및 지정학적 관계로 인해 결코 완벽히 친해질 수는 없는 관계이다. 아니 친하면 누구든 나라 합쳤겠지 진작(어?) 다시 한번 임진왜란 시절 민초들의 격언을 읊으며 마무리해보자.

왜군은 얼레빗 명군은 참빗


세상 믿을 놈 없고 외교에는 영원한 내편 네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