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종다리와 열돔의 가슴이 웅장해지는 대결의 슬픈 승자는?
[one-trend-a-day] 500씨입니다.
240819 : 태풍 종다리와 열돔-열대야의 가슴이 웅장해지는 대결의 승자는? 슬픈 결말
2024년 8월 18일 밤을 기준으로 서울에서는 벌써 28일째 연속으로 열대야가 발생하고 있다. 말이 28일이지 한달동안 열대의 밤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 피셜로 열대야란 그날 저녁 18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C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열대야라고 한다. 우리가 에어컨을 아무리 살살 틀어도 25도는 틀어야 한다는 걸 보면 진짜 더운 것이다. 글쓴이가 돼지라서 그럴 수 있으니 추위 타시는 분들은 제외 ㅎ
언론기사에 의하면 2024년 서울 열대야 연속 기록이 신기록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동북아시아의 경우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처럼 여름에는 북태평양 기단의 힘으로 강수량이 집중되어 안 그래도 습도가 일년 중 가장 높은데 물은 알다시피 비열(온도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열에너지)이 커서 낮에 더워진 공기가 밤에도 미처 다 식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여름은 덥다.
여기에 열대저기압(a.k.a 태풍)이 발생하여 기단들 사이 통로(우리나라)로 스무스하게 올라오면서 비를 뿌려주면 햇빛이야 좀 막아주지만 습도는 최대값을 찍어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더 더워지는 것이다.
거기다 2018년 폭염 때 본격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열돔 현상이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것도 화룡점정을 찍어주고 있다. 열돔이란 뜨거운 고기압 공기가 거대한 규모로 높고 크게 모여서 자체적인 국소 대기 사이클을 만들어 외부의 공기 덩어리들과 상호작용 없이 자체적으로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다.
올해도 티베트 쪽에서 온 고기압이 강화되어 북태평양에서 오는 고기압과 만나 거대한 열 덩어리를 이루었고, 이것이 깨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깨려면 강한 태풍이 와서 기단을 휘저어 주거나, 찬 공기 덩어리가 와서 열돔을 약화시켜야 한다.
위는 2024년 8월 19일 아침 10시 기준 태풍 '종다리'의 기상청 통보문이다. 물론 태평양 먼바다의 덥고 습한 공기를 갖고 태어난 녀석이 아니라 약하긴 하지만 한국땅에 상륙도 못 하고 열돔을 깨기는 커녕 본풍?이 열돔에 납작하게 눌려 태풍에서 열대저기압(TD)으로 약화되어 소멸되는 예상도를 볼 수 있다. 어 그런데 이 익숙함... 어째서 눈물이??
때는 2018년 7월 30일, 당시에도 똑같은 이름의 태풍 '종다리'가 열돔을 부술 기세로 기세좋게 올라오다가 오히려 열돔에게 짓눌려 습도만 제공해주고 얌전히 소멸되었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 기시감이 느껴졌던 것이다.
올해 열돔이 이렇게 강력하고, 기대했던 웅장한 대결은 다소 시시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고 우리는 다음주까지는 고통받을 예정이다. 입추가 뭐고 처서가 다 뭐냐! 하지만 태풍이 열돔더위를 못 깨부순다뿐이지 비와 바람을 몰고 오는건 같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평소처럼 태풍대비는 열심히 하자.
아울러 세간에서 언급되는 역대 가장 더운 해는 으르신들이 말씀하시는 1994년 폭염이 있었으나, 이를 기록상으로 뛰어넘어버린 2018년 폭염으로 전 세계에 폭염이 닥쳤었다. 다양한 날씨 관련 기관과 학자들에 의하면 앞으로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진다고 하니 기록적인 옛 폭염들을 제대로 못 봤다고 아쉬워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생존해야 할 지를 함께 고민해보자. 인터넷 유행어와 같이 지구온난화가 심해져도 지구는 안 망해! 우리가 망해서 문제지!